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예림푸드
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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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푸른숲 펴냄>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운다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인 사람이 어디있는가, 누구든지 처음은 있는 법,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우지 않는가, 처음이니까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겠지. 저런 초자가 어떻게 이런 현장에 왔나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니 이 일을 시작한지 겨우 6개월된 나와 20년차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나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 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 20쪽~21쪽 중에서
99도와 100도의 차이
그래, 그래, 지금 99도까지 온 거야. 이제 이 고비만 넘기면 드디어 100도가 되는 거야. 물이 끊는 100도와 그렇지 않는 99도. 단 1도 차이지만 바로 그 1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가. 그러니 한 발짝만 더 가면 100도가 되는데 99도에서 멈출 수는 없어. 암, 그럴 수는 없지. 99도까지 오느라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말이야.
- 132쪽~133쪽 중에서
누구에게나 패자부활전은 있다
떠나기 직전 열 다섯 살 난 모모가 한 말이 자꾸 목에 걸린다.
"나는 그 동안 미쳤어요. 전쟁이 나를 미치게 했어요!"
목소리가 떨리도록 분노를 참지 못했던 모모. 소총을 몸의 일부인 양 가지고 다녀서 무장해제를 하니 어깨죽지가 허전하다던 모모. 그러나 작별인사로 라이베리아식 손 인사를 하니까 뒤집어지도록 좋아하던 모모. 난 정말 모모와 같이 미칠 뻔한 소년병들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주고 싶다. 그 기회라는 것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 무거운 총 대신 무거운 책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 옆집 여학생에게 마음을 빼앗겨 밤잠 설치며 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 십대라면 누구라도 누릴 수 있는 그런 일상을 돌려주고 싶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181쪽 중에서
2011.3.10
대표이사 김 성우 올림





